추운 겨울밤 따스한 모닥불을 쬐고 있으면 몸도 마음도 훈훈해지며, 자신도 모르게 입가가 부드럽게 풀어지곤 합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모닥불처럼 따스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니치 향수인 세르주 루텐의 "엉브와 바닐"을 소개합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서늘한 바닐라인 크리드의 서브라임 바닐과 달리 엉브와 바닐은 따스한 느낌을 지니고 있는 구어망드 계열의 니치 향수입니다. "구어망드"란, "미식"이라는 프랑스어로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미슐랭 빕 구르망"의 구르망(Gourmand)이 이 구어망드랑 같은 뜻입니다. 보통 향수에서는 먹을 수 있는 향, 즉 食香을 통틀어서 이야기하며 바닐라, 캐러멜, 크림, 초콜릿 등의 디저트가 떠오르는 향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출처 fragrantica
출처 fragrantica

엉브와 바닐은 구어망드 향수답게 바닐라가 앞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통카빈과 아몬드처럼 고소한 향을 내주는 향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제 보니 코코넛도 포함되어 있네요. 엉브와 바닐을 시향해 보면 부드럽고 밀키 하게 넘어가는 구간이 있는데 이쪽을 코코넛 향이 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바닐라와는 별개로 약간 우디한 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제가 모닥불이라는 표현을 했었습니다만, 나무를 잘랐을 때 단면에서 날 법한 향이 나는데 샌달우드와 가이악 우드가 엉브와 바닐이 너무 달달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엉브와 바닐을 처음 시향 해보면, 강한 바닐라가 코를 훅 치고 들어옵니다. 흔히 생각하는 부드러운 바닐라보다는 답하고 진한 바닐라입니다. 크림 브륄레의 윗부분에 올라가 있는 설탕 부분을 아시나요? 설탕을 졸여낸 듯한 그 부분에 캐러멜 시럽을 살짝 얹은듯한 달콤하고 진하면서도 농익은 듯한 향이 납니다. 그 부분을 깨물었을 때 퍼지는 향이 엉브와 바닐의 탑에서 느껴집니다.

달달한 기운이 살짝 가라앉으면서 우디(나무)한 묵직한 향이 나는데, 저는 여기서 시나몬의 향도 함께 느꼈습니다.
마냥 달콤하지 않고 시나몬의 향이 나면서 중성적인 느낌이 듭니다.

부드럽고 달콤하면서 가라앉은 느낌으로 바닐라의 잔향이 남는데, 방방 뛰는 느낌은 아니고 차분한 느낌입니다.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는 부드러운 바닐라 진저 쿠키가 떠오르는 향입니다.


제 몸에 착향을 했을 때 저는 시나몬의 향을 좀 더 느껴서 진저 쿠키 느낌이라고 느꼈는데, 재미있게도 주변 사람들은 다르더라고요. 여자들은 다크 초콜릿, 남자들은 초콜릿 쿠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대부분 초콜릿 향을 느끼던데, 아마도 딥하고 가라앉는 향이라 보통의 바닐라보다는 무게감 있게 느껴서인 것 같습니다. 이 향은 제가 보유하고 있는 향수 중 피드백이 TOP5안에 드는 니치 향수입니다. 봄여름보다는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 겨울이 어울리는 향이고, 트렌치코트와 매치한다면 분위기 있게 연출할 수 있는 향수입니다. 또한 달콤하기만 한 향수가 아니고 부드러우면서도 분위기 있는 향수이기 때문에 바닐라 향수 중에서는 남성분에게도 추천드리는 향수입니다.

모닥불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운 캐러멜 같은 니치 향수를 찾으신다면 세르주 루텐의 "엉브와 바닐"사용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천하는 사람>
달콤한 향을 찾으시는 분
분위기 있는 향을 찾으시는 분
가을 겨울에 쓸 향수를 찾으시는 분
남자도 쓸 수 있는 바닐라 향수를 찾으시는 분

이상으로 포스팅 마칠게요.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려요!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